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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감정 조절이 어려운 아이, 하루 3단계 대화 전략

by hi-ddeoan 2025. 5. 17.

아이의 감정은 커지고 복잡해지는데, 말은 점점 사라진다.

만 3세를 지나면서 아이는 다양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하지만, 그 감정을 조절하거나 말로 설명하는 능력은 아직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이는 울거나 소리치거나 물건을 던지는 식으로 감정을 외부로 터뜨린다. 이때 부모는 아이의 감정을 다스리기보다는 진정시키기에 급급하고, 반복되는 떼쓰기와 고집 앞에 점점 지치게 된다. 아이는 감정 조절이 안 되는 것이 아니라, 조절하는 방법을 아직 배운 적이 없는 것이다. 감정은 본능이지만 조절은 학습이다. 특히 아이가 감정 폭발을 경험할 때, 그 순간을 회피하거나 다그치기보다는 단계적으로 말로 풀어주는 경험이 반복되어야 스스로 감정을 다스릴 수 있는 기초가 형성된다. 많은 부모가 아이가 울음을 멈췄을 때만 대화를 시작하려 하지만, 감정이 커졌을 때 대화하는 법을 배워야 아이는 자기 감정을 무서워하지 않게 된다. 오늘 소개할 하루 3단계 대화 전략은 감정이 폭발하기 전, 폭발 중, 그리고 감정이 가라앉은 후에 부모가 어떤 말로 접근하면 좋은지를 현실적으로 구성한 말 중심 코칭 전략이다. 이 대화 흐름을 반복하면 아이는 점점 감정을 다르게 반응하게 되고, 나아가 말로 자신의 상태를 설명하는 연습을 하게 된다.

 

감정 조절이 어려운 아이, 하루 3단계 대화 전략

 

1단계: 감정이 올라오기 전, 작은 신호를 읽는 말 습관

감정 조절이 어려운 아이는 갑자기 화를 내거나 우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전에는 늘 ‘작은 신호’가 존재한다. 몸을 배배 꼬거나, 얼굴이 굳거나, 말을 줄이거나, 괜히 장난을 심하게 치는 행동은 모두 감정이 올라오기 직전의 표현이다. 이 시점을 잡을 수 있다면, 가장 효과적으로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잡는 셈이다. 이때 부모가 할 수 있는 말은 짧고도 간단해야 한다. “지금 뭐가 마음에 안 들었지?”, “조금 답답해 보이네, 무슨 일이야?”처럼 아이가 말로 반응할 수 있는 문장을 건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감정을 지적하지 않고 관찰하는 태도로 말하는 것이다. “왜 또 그래?”, “이럴 줄 알았어” 같은 말은 아이에게 ‘나는 잘못된 존재’라는 감정을 심어주고, 오히려 방어적으로 만든다. 대신 지금의 상태를 편하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아이가 말하지 않더라도 “엄마는 기다릴게.”라고 말하며 시선을 맞추는 것만으로도 효과적이다. 이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말 습관은 ‘예상해서 돕기’다. 예를 들어 “지금 간식이 늦어져서 속상할 것 같아”라고 말하면, 아이는 아직 표현하지 못한 감정을 대신 정리 받는 느낌이 들게 된다. 이런 말들이 반복되면 아이는 자기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 전, 부모가 알아채고 있다는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2단계: 감정이 폭발하는 순간, 말로 연결되는 조절 전략

아이의 감정이 터지는 순간에는 말을 건네는 것도, 반응하는 것도 어렵다. 하지만 바로 이 순간이 감정 조절 훈련의 가장 중요한 시점이다. 아이가 소리를 지르거나 울음을 터뜨릴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말은 감정을 막는 말이 아니라 그 감정을 '이해하고 있다'라는 메시지다. “화났구나”, “아주 속상하구나”라는 한 마디는 아이에게 ‘내가 느끼는 감정이 틀리지 않는다’라는 신호를 준다. 이 한 문장이 감정을 가라앉히지는 않지만, 감정을 억누르려는 대신 감정과 함께 있어 준다는 인식을 심어준다. 다음 단계에서는 아이의 감정을 정리해 주는 짧은 말이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지금 너무 화가 나서 말도 하기 싫은 거야, 그치?”처럼 아이가 고개를 끄덕이거나, ‘응’이라고 반응할 수 있는 말로 감정의 크기를 조율해 준다. 아이가 여전히 격한 반응을 보인다면 “괜찮아, 감정은 커도 괜찮아. 엄마는 여기 있어”라고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혼자 감정에 잠기지 않게 된다. 이때 물리적으로 꼭 안아주는 것도 좋지만, 아이가 거부할 땐 거리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목소리 톤으로 말만 건네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감정이 최대치에 달했을 때 부모의 말은 아이에게 ‘이 상황을 함께 지나갈 수 있다’라는 확신을 주며, 점차 감정의 진폭을 낮춰주는 역할을 한다.

 

3단계: 감정이 가라앉은 후, 정리하고 연결하는 회복의 말

감정이 가라앉은 이후, 즉 아이가 울음을 멈추고 다시 평상시 상태로 돌아오기 시작한 그 순간이 가장 중요한 대화의 시간이다. 많은 부모가 이때 아무 일 없던 것처럼 행동하거나, 반대로 감정을 지적하며 훈육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시점은 감정 교육의 진짜 시작점이다. 감정이 지나간 후, 아이와 함께 그 상황을 말로 다시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면 아이는 자신이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그리고 다음에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를 학습하게 된다. 이때 사용할 수 있는 말은 “아까는 화가 많이 났었지. 그럴 수 있어. 다음에는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와 같이 감정을 먼저 인정한 뒤, 대안을 함께 고민하는 구조가 좋다. “너 그렇게 하면 안 되지”보다는 “그렇게 기분이 들면, 말로 해보자고 엄마가 도와줄게.”라고 말해주는 것이 감정 조절력을 키우는 데 효과적이다. 또 이 순간은 아이를 칭찬할 기회이기도 하다. “울음 그치고 말하려고 했던 거 정말 멋졌어.”, “다시 이야기해 줘서 고마워” 같은 말은 아이가 감정에서 벗어나려 노력했던 과정을 긍정적으로 강화해 준다. 이런 말들이 누적되면 아이는 감정을 조절하는 과정 자체를 ‘성공 경험’으로 받아들이고, 점차 떼쓰거나 폭발하기 전에 스스로 말로 정리하는 방향으로 반응하게 된다. 하루에 한 번, 감정이 지나간 직후 3분만 이런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감정 조절이 어려웠던 아이는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