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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놀이처럼 가르치는 경제 교육 활동 7가지

by hi-ddeoan 2025. 5. 21.

경제 교육은 숫자보다 ‘생활 속 가치’를 배우는 것부터 시작된다.

돈 교육이라고 하면 많은 부모가 “아직 숫자도 못 세는데 경제 교육이 될까?”라는 의문을 품는다. 하지만 유아기 경제 교육은 계산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돈이라는 개념이 ‘노력의 결과’이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선택하고 기다리는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과정이다. 3세 이후 아이들은 ‘내 것’, ‘사고 싶어’, ‘엄마 사줘’ 같은 표현을 자연스럽게 사용하며 소유 개념과 욕구 표현을 시작한다. 이 시기에 돈을 직접 보여주고 설명하기보다, 일상에서 놀이처럼 반복되는 활동을 통해 ‘선택, 교환, 절제, 계획’ 같은 기본 경제 감각을 익히게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특히 놀이를 통해 돈 개념을 익힌 아이는 억지로 가르친 아이보다 훨씬 더 자율적이고 긍정적으로 소비와 절제를 이해하게 된다. 경제 감각은 머리가 아니라 생활 속에서 반복되는 몸의 경험과 감정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감각이다. 그러므로 계산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아이가 “내가 선택한 것”, “내가 모은 결과”에 대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환경과 말이다. 이 글에서는 유아기부터 시작할 수 있는 현실적인 경제 놀이 7가지를 소개해보겠다. 아이와 함께 실천하면서 ‘돈’이란 개념을 강요 없이 재미있게 경험시킬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다.

 

놀이처럼 가르치는 경제 교육 활동 7가지

 

아이가 좋아하고, 스스로 배우는 7가지 경제 교육 놀이

첫 번째는 ‘마트 전단 오려 붙이기 놀이’다. 부모가 주말마다 마트 전단을 아이와 함께 보며 “우리가 5천 원 안에서 고른다면 어떤 걸 살까?”라고 질문해 보자. 원하는 물건을 오리고, 그 가격을 비교하면서 자연스럽게 가격 개념과 우선순위 선택을 배우게 된다. 숫자를 읽지 못해도 색깔, 그림, 개수 비교만으로도 ‘가치’에 대한 인식이 생긴다.
두 번째는 ‘우리 집 미니 마트 만들기 놀이’다. 집 안에 있는 장난감, 과자, 문구류 등을 진열해 두고 아이에게 “이건 2코인, 이건 1코인이야”라고 가상 가격을 붙여보자. 동전을 직접 만들거나 장난감 화폐를 이용해 구매와 지급을 체험하는 놀이로 연결하면, 교환의 개념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는다. 아이는 선택할 때마다 고민하고, 모자란 동전 앞에서는 다음 기회를 기다려야 한다는 경험도 하게 된다.
세 번째는 ‘저금통 목표 스티커 붙이기 놀이’다. 단순히 돈을 모으는 것보다, ‘왜 모으는지’를 시각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블록을 사고 싶다는 아이에게 “그러면 우리 블록 통장을 만들어보자”라며 빈 도화지에 블록 그림을 그리고, 매일 100원씩 모을 때마다 스티커를 붙이게 한다. 이 경험은 기다림과 목표 설정, 꾸준함이라는 경제의 기본 요소를 재미있게 체득하게 만든다.
네 번째는 ‘역할극으로 하는 시장 놀이’다. 엄마가 손님, 아이가 가게 주인이 되어 직접 물건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역할극은 가격 책정, 물물교환, 손님 응대 등의 개념을 몸으로 익힐 수 있는 훌륭한 방법이다. 특히 직접 만든 간식이나 종이 물건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아이는 물건의 가치가 어디서 오는지를 스스로 깨닫는다.
다섯 번째는 ‘장난감 대여소 놀이’다. 집 안 장난감을 일부 모아 ‘대여소’를 열고, 하루에 사용할 수 있는 코인을 나눠주는 방식이다. “이건 하루에 3코인이야, 이건 1코인이야”라고 정해두면 아이는 자신의 코인으로 어떤 장난감을 빌릴지 고민하게 된다. 여기서 아이는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배분할지, 욕구를 어떻게 선택할지를 놀이 속에서 배운다.
여섯 번째는 ‘엄마 아빠 직업 놀이 + 용돈 주기’다. 아이가 엄마에게 물건을 정리하거나, 간단한 심부름을 하면 “오늘은 가게 점원 역할을 잘했네. 수고비 1코인!” 같은 식으로 노동의 대가 개념을 경험하도록 도와준다. 이 과정에서 단순 보상이 아닌, 노력에 대한 보람을 느끼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일곱 번째는 ‘내가 고른 선물, 누구에게 줄까?’ 놀이다. 생일이나 명절 전, 부모가 아이에게 “이번에는 네가 엄마 아빠 선물을 골라보자”고 제안해 보자. 함께 온라인 시장을 보거나, 문구점에 가서 아이가 정한 금액 안에서 직접 선택하고 포장하도록 돕는다. 아이는 돈이 단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기쁘게 하는 도구라는 감각까지 익히게 된다.

 

경제 감각은 ‘가르치는 것’보다 ‘경험하게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아이에게 돈을 보여주며 “이건 100원이야, 이건 1,000원이야”라고 수치로 설명하는 것보다, 실제 생활 속에서 선택과 결정, 기다림과 교환의 경험을 반복하게 하는 것이 훨씬 더 큰 교육 효과를 준다. 유아기의 뇌는 개념보다 경험과 감정에 더 강하게 반응한다. 아이가 스티커를 붙이고, 동전을 건네고, 다시 모으는 과정을 통해 ‘돈은 생겼다가 없어지기도 하고, 쓰면 사라지고, 모으면 뭔가를 할 수 있어’라는 감각을 자연스럽게 체득하는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돈은 소중한 거야”, “낭비하면 안 돼” 같은 강압적인 말보다, 스스로 경험하게 한 뒤 말로 정리해 주는 대화가 훨씬 더 깊은 인상을 남긴다. 예를 들어 “오늘 네가 기다렸다가 이 블록을 산 게 정말 대단했어. 참을 줄 아는 게 멋진 거야” 같은 피드백은 아이의 행동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정서적 성취감까지 연결해 준다. 경제 교육은 결코 조기 사교육이 아니다. 오히려 돈과 관련된 감정을 긍정적으로 경험하고, 선택의 책임과 기쁨을 자연스럽게 배우는 경험 중심의 교육이다. 그렇게 몸으로 익힌 감각은 아이가 자라면서 소비와 절제, 계획과 나눔을 실천하는 기반이 된다. 부모는 이때 단지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경제 감각을 느끼는 파트너가 되는 것이다.

 

돈에 대한 인식은 ‘어떤 말’을 들었느냐보다 ‘어떤 경험’을 했느냐로 남는다

아이들은 부모가 돈을 대하는 태도에서 돈의 의미를 배운다. “돈 없어”, “그건 비싸서 안 돼” 같은 말만 반복해서 듣는 아이는 돈을 결핍과 불안의 상징으로 기억할 수 있다. 반대로 돈을 직접 모아보고, 쓰고, 나누고, 실패도 해보는 경험이 많은 아이일수록 돈을 건강한 도구로 받아들인다. 경제 교육에서 부모의 역할은 정답을 알려주는 교사가 아니라, ‘함께 돈을 다뤄보는 생활 파트너’다. 중요한 건 부모의 여유 있는 반응과 꾸준한 반복이다. 오늘은 전단 놀이, 내일은 저금통 만들기, 주말에는 역할극 놀이를 함께 하며 돈에 대한 경험을 쌓는다면, 아이는 숫자를 몰라도 경제 감각을 갖춘 아이로 자라날 수 있다. 결국 ‘놀이처럼 가르치는 경제 교육’은 아이가 살아가면서 욕구를 조절하고, 계획을 세우고, 기회를 선택하는 감각을 키워주는 데까지 연결된다. 이 감각은 훗날 소비뿐만 아니라 인간관계, 시간 관리, 진로 선택까지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작은 동전 놀이 하나에도 “이건 진짜 너의 선택이야”라고 말해주는 순간, 아이의 자존감과 자기 효능감은 함께 자라난다. 그리고 그게 바로 경제 교육의 진짜 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