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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아이 경제 교육, 용돈은 언제부터 어떻게 줘야 할까?

by hi-ddeoan 2025. 5. 22.

용돈 교육은 단순한 돈 관리가 아니라 ‘자기 결정력’을 키우는 훈련이다.

많은 부모가 아이에게 용돈을 주는 시기를 고민한다. “이제 돈을 가르쳐야 할까?”, “아직 숫자도 제대로 못 세는데 괜찮을까?”라는 걱정은 당연하다. 하지만 용돈은 단순히 돈을 쓰게 하는 수단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경험을 만들기 위한 도구다. 경제 교육의 핵심은 ‘돈을 아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용할지를 스스로 판단하게 만드는 힘’을 키우는 것이다. 이 힘은 4~5세 전후부터 서서히 형성되기 시작한다. 아이가 “이걸 사고 싶어”, “이건 나중에 살래” 같은 표현을 자주 사용하고, 욕구를 표현하며 물건의 가치를 따지기 시작할 때가 용돈 교육을 시작할 수 있는 좋은 타이밍이다. 특히 유아기에는 돈을 정확하게 계산하는 능력보다 돈을 스스로 써보는 감정적 경험이 훨씬 더 중요하다. 아이는 용돈을 받으며 “내가 선택한 것이고, 이 결과는 내 몫이야”라는 감각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 이 감각은 자율성과 책임감을 동시에 키우는 가장 실용적인 생활 교육이다. 용돈을 언제부터, 어떻게 줘야 하는지에 대한 정답은 없지만, 아이의 발달 수준과 부모의 태도, 용돈을 사용하는 환경을 함께 고려하면 누구나 현명하게 시작할 수 있다.

 

아이 경제 교육, 용돈은 언제부터 어떻게 줘야 할까?

 

용돈을 시작하기 좋은 시기와 ‘준비된 행동’의 신호들

보통 용돈 교육은 만 5세 전후, 즉 아이가 숫자 1~10을 인식하고 ‘사고 싶다’라는 욕구를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 때부터 시작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나이만으로 결정할 수는 없다. 실제로 아이가 용돈을 받을 준비가 되었는지를 확인하려면 몇 가지 행동적 신호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첫 번째는 욕구 표현의 명확성이다. “이거 사주세요”라는 말만이 아니라 “이걸 사고 싶어서 기다릴 수 있어”, “다음에 사고 싶어”처럼 자신의 욕구를 조절하고 순서를 조정하는 말이 나온다면, 용돈을 활용할 수 있는 인식이 생긴 것이다. 두 번째는 간단한 수 개념의 이해다. 예를 들어 “100원짜리 동전이 5개면 500원이야” 정도의 개념을 반복적으로 익히고 있다면, 용돈을 활용하는 훈련이 가능하다. 정확한 계산보다도 ‘많고 적다’, ‘얼마 정도면 살 수 있다’라는 감각이 중요한 기준이다. 세 번째는 돈을 사용한 경험의 축적이다. 저금통을 사용해 봤거나, 부모와 함께 마트에서 직접 돈을 건네본 경험이 있다면, 이제 자기 선택을 실현해 보는 단계로의 전환이 가능한 시점이라고 볼 수 있다. 네 번째는 기다림과 실패에 대한 감정 조절력이다. 용돈을 한 번에 다 써버리고 “이젠 없으니까, 다음 주까지 기다려야 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아이가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이제 용돈 훈련의 실제 과정에 들어갈 수 있다.

 

용돈을 줄 때 꼭 고려해야 할 4가지 원칙

첫째, 정기적인 지급 기준을 만든다. 용돈은 이벤트성 보상보다 일정한 주기와 액수로 정기적으로 주는 것이 교육 효과가 높다. 주 단위로 주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며, “매주 토요일은 용돈 받는 날”처럼 명확한 기준을 세우면 아이도 기다림과 계획을 함께 익힐 수 있다. 둘째, 용돈은 ‘부모 통제용 조건’이 되어선 안 된다. “숙제 안 하면 용돈 안 줘”, “이거 안 하면 이번 주 용돈 없다”는 식의 방식은 아이에게 용돈을 부담과 압박의 수단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대신 “용돈은 네가 선택하고 쓰는 연습을 위한 도구야”라고 말해주는 것이 올바른 경제 태도 형성에 도움이 된다. 셋째, 소비 경험 후 반드시 ‘짧은 피드백’을 준다. 예를 들어, 아이가 한 번에 용돈을 다 써버렸다면 “이번엔 사자마자 다 썼네. 다음 주까지 기다리는 건 네 몫이야”라고 결과를 자연스럽게 연결해 주는 식의 대화가 필요하다. 훈육이 아니라 결과의 책임감을 인식시키는 방식이 중요하다. 넷째, 용돈의 액수는 ‘아이의 선택 범위를 제한하지 않을 정도’로 설정한다. 너무 적은 용돈은 선택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너무 많은 용돈은 감각 없이 쓰게 만든다. 보통 5~6세의 경우 주 단위로 500~1,000원 수준에서 시작하고, 선택의 경험이 축적되면 아이와 상의해 점차 금액을 조정할 수 있다. 용돈의 금액보다 중요한 건, 아이가 자기 안에서 선택하고 조절하는 감정의 흐름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이 감정이 자주 반복될수록 경제 감각은 더욱 단단해진다. 

 

용돈 교육은 ‘소비’보다 ‘선택과 책임’을 연습하는 시간이다.

아이에게 용돈을 주는 이유는 돈을 쓰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돈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어떤 기준으로 선택할지를 연습시키는 것에 있다. 이 과정에서 부모는 일방적인 가이드가 아니라, 아이의 선택을 기다리고 관찰하는 역할이 되어야 한다. “왜 그렇게 썼어?”, “그건 아깝지 않아?”라는 말보다 “그렇게 쓰고 나니까 기분이 어때?”, “다음엔 어떤 계획을 세우고 싶어?” 같은 질문은 아이의 사고를 자극하고, 소비 경험을 자기화하게 만든다. 또한 아이가 실수하더라도 “괜찮아. 그건 네 선택이니까. 다음엔 다른 방법을 해볼 수도 있지”라는 피드백은 아이가 선택을 무서워하지 않고, 자기 판단을 신뢰하게 만드는 힘이 된다. 용돈은 단지 돈을 쓰는 과정이 아니라, 아이가 내가 뭘 좋아하는지, 어떻게 기다릴 수 있는지, 내가 고른 결과가 어떤 느낌인지를 배우는 훈련이다. 이 경험이 반복될수록 아이는 소비뿐 아니라 감정과 습관을 조절할 수 있는 아이로 자라게 된다. 궁극적으로 용돈 교육은 숫자보다 감정, 선택, 책임, 계획이라는 경제적 태도를 길러주는 실천형 정서 교육이다. 부모가 일관성 있는 태도로 아이의 경험을 존중해주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경제 교육의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