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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활발한 아이 vs 조용한 아이, 비교하지 않는 양육법’

by hi-ddeoan 2025. 5. 24.

아이는 다르게 태어나고, 다르게 자란다. 비교는 의미 없는 출발선이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부모는 본능적으로 비교하게 된다. 같은 또래 친구들, 형제자매, 이웃 아이들과 자신의 아이를 겹쳐보면서 “왜 우리 아이는 저렇게 활발하지 못할까?”, “형은 친구도 많고 리더십도 있는데, 둘째는 너무 소극적이야.”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특히 형제가 성격이 반대일 경우, 부모는 더 혼란스럽다. “내가 뭘 다르게 했나?”, “조용한 성격이 문제일까?” 같은 자책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아이의 기질은 부모의 훈육만으로 바꿀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타고난 신경 반응의 패턴이다. 활발한 아이는 새로운 자극에 빠르게 반응하고, 말이 많고 에너지가 넘치며 감정 표현이 크다. 반면 조용한 아이는 낯선 자극 앞에서 먼저 관찰하고, 안정적인 환경을 선호하며 신중하게 반응한다. 이 차이는 잘잘못의 기준이 아니라, 생물학적인 다양성이다. 문제는 이 다름을 부모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다. “형은 잘 나가는데 넌 왜 그래?” 같은 말은 조용한 아이에게 비교로 인한 자존감 하락과 자기 부정을 남긴다. 반대로 활발한 아이에게는 “그만 좀 가만히 있어!”라는 말이 반복되면, 자신의 에너지를 억눌러야만 사랑받는다는 인식을 갖게 된다. 비교는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다. 아이는 다르게 태어났고, 그 다름은 부모의 시선에 따라 상처가 되기도, 자산이 되기도 한다.

 

‘활발한 아이 vs 조용한 아이, 비교하지 않는 양육법’

 

‘성격은 고치는 것이 아니라, 존중하며 조율하는 것’이라는 관점이 필요하다.

아이의 성향을 존중한다는 것은, 아이가 어떤 방식으로 세상과 연결되고 싶은지를 인정하는 것이다. 활발한 아이가 리더십을 보인다면, 그 아이는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에 강점을 가진 것이다. 반대로 조용한 아이는 관계 안에서 섬세한 감정 인지나 깊이 있는 몰입력을 보일 수 있다. 문제는 부모가 정해놓은 ‘이상적인 아이상’에 맞추어 모두를 끼워 넣으려고 할 때 생긴다. “형처럼 발표 좀 해봐”, “누나처럼 친구 많이 사귀어야지”와 같은 말은, 결국 “지금 너는 부족하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아이에게 감정적으로는 부정당함을, 행동적으로는 자신감의 상실과 자기표현의 억제를 가져온다. 조용한 아이는 점점 더 숨어들고, 활발한 아이는 오히려 감정의 폭주나 반항으로 반응할 수 있다. 이런 악순환을 막기 위해선 훈육의 출발점을 바꿔야 한다. 아이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 아이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환경과 기대치를 조율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예를 들어 조용한 아이에게는 혼자 책 읽는 시간을 존중해주면서도, “오늘은 친구에게 인사 한 번만 해보자”는 식의 작은 도전을 함께 해주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활발한 아이에게는 “오늘은 말하기보다 들어주는 연습을 해보자”는 식으로 에너지를 조절할 수 있는 습관을 도와줄 수 있다. 이처럼 존중과 조율은 함께 가야 한다.

 

성향 차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양육 스트레스가 줄어든다.

아이를 비교할수록 부모는 더 힘들어진다. 아이의 성격이 자신이 생각한 ‘이상적인 모델’과 다르면, 부모는 그 차이를 스트레스로 느끼게 된다. “왜 말을 안 해?”, “왜 말을 너무 많이 해?” 같은 고민은 결국 부모가 아이의 성향을 통제하려 할 때 생기는 피로감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성향은 ‘바꿔야 할 대상’이 아니라 ‘이해하고 활용해야 할 특성’이다. 조용한 아이는 감정적으로 깊고 안정된 관계를 만들 수 있고, 활발한 아이는 넓은 인간관계를 통해 경험의 폭을 빠르게 넓혀갈 수 있다. 문제는 부모가 이 성향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지 않을 때 발생하는 저항과 반발이다.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태도는, 성격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게 감정을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활발한 아이에게는 ‘경청과 조절’을, 조용한 아이에게는 ‘표현과 용기’를 훈련하는 방향으로 접근한다면, 부모의 양육 스트레스는 줄고 아이도 성장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결국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할수록, 비교와 통제에서 벗어나지고 관계는 훨씬 더 평화로워진다.

 

아이에게 ‘다름’은 상처가 아니라 ‘자기다움’이 되어야 한다.

형제나 친구들과의 비교는 아이에게 ‘나는 왜 저렇게 못 할까?’라는 자기 부정 감을 심을 수 있다. 하지만 훈육의 목표는 아이가 다른 사람처럼 되도록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긍정하고 책임지는 사람으로 자라도록 돕는 데에 있다. “넌 왜 그렇게 조용해?”, “왜 가만히 못 있어?”라는 말보다, “네가 집중해서 그림 그리는 모습이 좋아”, “에너지가 넘쳐서 친구들이 널 좋아하는구나”라는 말은 아이의 성향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 안에서 강점을 찾아주는 말이다. 이런 피드백을 받은 아이는 스스로를 긍정하게 되고, ‘다름’이 더 이상 두려운 것이 아니라 ‘자기다움’으로 인식된다. 또한 부모가 아이의 특성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일 때, 형제나 또래 아이 간의 비교도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형은 이런 걸 잘하지만, 너는 또 이런 걸 잘하잖아”라는 식의 대화는 아이에게 상호 존중과 다양성의 가치를 경험시키는 훈육이 된다. 모든 아이는 다르고, 다르게 자라며, 각자의 속도와 방식으로 사회를 배운다. 훈육은 그 다름을 모난 돌처럼 깎는 과정이 아니라, 원석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알아보고 빛나도록 도와주는 과정이어야 한다. 아이의 성향은 결코 고쳐야 할 문제가 아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받고 존중받을 때, 아이는 비로소 ‘내가 나여도 괜찮다’는 믿음을 갖고 성장하게 된다.